[이론의 숲] 기대효용 이론 – 불확실한 세상에서 합리적 선택을 하는 법
프롤로그 – 왜 우리는 복권을 사고, 보험에 가입할까?
길을 걷다 보면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즉석복권을 사는 사람들을 쉽게 봅니다. 확률적으로 따지면 1등에 당첨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까요?
반대로, 자동차 보험이나 건강보험은 대부분의 경우 ‘쓸 일이 없는 돈’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또 당연히 가입합니다.
이 모순적인 행동을 설명하는 경제학적 틀이 바로 **기대효용 이론(Expected Utility Theory)**입니다. 단순한 확률 계산이 아니라, 사람들이 위험을 평가하고 심리적 만족(효용)을 고려해 내리는 선택을 이해하는 도구이죠.
기대효용 이론이란?
- 정의: 기대효용 이론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단순히 ‘평균 결과’가 아니라 ‘효용(만족감)’을 기준으로 선택한다고 설명합니다.
- 수학적 틀: 어떤 선택이 주는 결과의 확률과 그 결과에서 얻는 효용을 곱한 값을 합산하여 비교 → 효용이 더 큰 쪽을 선택.
즉, 사람들은 돈 10만 원의 확률적 기대값보다 그 돈이 주는 체감 만족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일상 속 사례
복권 구입
- 수학적 확률: 1등 당첨 확률이 1/800만이라면 기대값은 사실상 0원에 가깝습니다.
- 효용적 관점: 그러나 사람들은 “혹시 내가 당첨되면 인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희망, 즉 상상 자체에서 효용을 얻습니다. → 기대효용은 단순한 확률값보다 훨씬 큼.
보험 가입
- 수학적 관점: 대부분의 사람은 사고를 경험하지 않아 보험금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 효용적 관점: 그러나 ‘혹시 모를 위험을 덜어내는 심리적 안정감’이 큰 효용을 제공합니다. → 기대효용 계산상, 보험료를 내는 게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음.
투자 결정
- A기업 주식은 50% 확률로 2배 오르고, 50% 확률로 반토막 날 수 있습니다.
- 단순 기대값 = 원금 동일.
- 그러나 투자자는 ‘손실에서 오는 고통’이 이익의 기쁨보다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 따라서 기대효용 이론에서는 위험을 회피하는 쪽(투자 회피)이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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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비
- 온라인 쇼핑에서 ‘무료반품 보장’ 문구를 보고 안심하며 물건을 삽니다. → 제품 품질 자체보다 ‘혹시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이 효용을 크게 높여줍니다.
- “2+1 행사”는 실제 필요량보다 더 많이 사게 만들지만, 소비자는 ‘이득을 봤다’는 만족감을 얻습니다.
사회적 응용
- 정책: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무료 접종’뿐 아니라 ‘접종 후 안심’을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편익 계산보다 효용을 극대화하는 심리적 접근.
- 기업 마케팅: 신제품 출시 시 “100명 중 99명이 만족” 같은 문구는 통계적 사실보다 소비자의 안심 효용을 자극합니다.
- 금융: 연금 상품은 ‘노후의 안정된 삶’이라는 효용을 팔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결론 – 불확실 속의 합리성
기대효용 이론은 사람들이 왜 확률적으로 불리해 보이는 선택을 하면서도 나름의 합리성을 갖는지 설명해 줍니다.
복권을 사는 즐거움, 보험에서 얻는 심리적 안정, 투자에서 손실을 두려워하는 태도… 모두가 기대효용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여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단순한 ‘계산기 위 확률’이 아니라, 삶 속에서 느끼는 심리적 만족과 두려움의 균형이라는 점이죠.
FAQ – 기대효용 이론 자주 묻는 질문
Q1. 기대효용 이론은 왜 중요한가요?
→ 단순한 수학적 확률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불확실성 속에서 선택하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금융, 정책, 소비자 행동 연구 등 폭넓게 활용됩니다.
Q2. 복권 구입도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나요?
→ 확률적으로는 불리하지만, 사람들은 ‘희망을 사는 효용’을 얻습니다. 기대효용 이론으로 보면 복권 구매는 단순 낭비가 아니라 심리적 만족을 위한 합리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Q3. 보험료는 결국 손해 아닌가요?
→ 금전적으론 손해일 수 있지만, 사고 시 안심과 안정이라는 심리적 효용을 고려하면 합리적입니다.
Q4. 투자 결정에 어떻게 적용되나요?
→ 동일한 기대값이라도, 사람들은 손실의 고통을 이익의 기쁨보다 더 크게 느껴 위험 회피적 선택을 합니다.
Q5. 기대효용 이론은 항상 맞나요?
→ 아닙니다.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행동경제학의 다른 이론들(전망이론, 휴리스틱 연구 등)이 함께 쓰입니다.
참고자료 링크
- Expected Utility Hypothesis – Wikipedia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 Utility Theory
- Investopedia – Expected Utility
- Behavioral Economics Guide – Expected Utility
- Kahneman, D. & Tversky, A. (1979).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Econometrica.
- Pratt, J. (1964). Risk Aversion in the Small and in the Large. Econometrica.